스킨라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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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름   한상률 조 회   2258
제 목   [스키보드/FAQ] 스키보드가 탈 때 더 힘듭니다.
내 용
[질문] 스키보드가 쉽다고 해서 타 봤는데, 저는 전혀 안 그런 것 같습니다. 정지도 잘 안 되고, 직진이 안 되고 발이 이리저리 노는 것 같습니다. 조그만 둔덕에서도 자꾸 걸려 넘어지기만 하고.... 이 것이 저만 그런 걸까요?

[답변]
가우어Gauer , 빅풋 Big foot은 그 전부터 들어왔지만 스키를 줄여놓은 것 같은 스키보드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온 지는 얼마 안 되어, 이제 세 시즌(2001년 당시)이 되었습니다. 작년부터 스키장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더니 올해는 S.A.K의 홍보 활동과 공동 구매, 신문, 드라마(최지우가 나왔던), 잡지에서 소개한 덕에 스키보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 같습니다.

제가 항상 주장하다시피 스키보드는 매우 타기 쉬운 장비입니다. 스키보드가 쉽고 재미있다는 저를 비롯한 S.A.K (Skiboarder’s Association of Korea)의 열성 당원들 말에 혹해서(?) 스키보드를 산 분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. 그런데 실제로 스키장에서 처음 스키보드를 신고 나선 사람들 중에는 의외로 타기 어려웠다는 분이 많습니다. 전 처음에 그 얘길 듣고 '어, 아닌데...쉬운데?'하고 생각을 했습니다. 곰곰 되새겨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"스키보드는 쉽다!"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으니 그 말에 책임도 질 겸, 처음에 어려움을 겪는 스키보더들을 출신 성분별로 살펴보고, 각자 특성에 맞게 주의점을 얘기해보겠습니다.

1. 스키어 출신
심각한 스키어나 스키 광들은 스키보드쪽을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. 이 쪽엔 주말 스키어나 전에 한두 번 타 보다 새로 장비를 마련하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. 언뜻 생각하기엔 스키나 스키보드나 길이 말고는 별 차이가 없어 잘 적응할 것 같은데, 가장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게 이 분들입니다. 의외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폴이 없다는 것입니다. 폴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초급자들은 리프트 기다릴 때 의지할 데가 없다는 것 말고는 크게 불편한 것을 모르지만, 중급 이상부터는 턴을 할 때 폴을 찍는 게 습관이 되어 있어 양 손이 허전하고 회전을 어떻게 해야 될지 난감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.
이 때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. 익숙해질 때 까지는 전에 쓰던 폴을 그냥 들고 타십시오. 폴을 쓰되, 강하게 찍어 회전을 유도한다는 느낌이 아니고 균형 유지를 위한 추(스태빌라이저 stabilizer)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. 팔은 스키 탈 때처럼 앞으로 하고, 강하게 찍는 대신 살짝 살짝 설면을 건드리는 정도로 하면서 앵귤레이션 angulation과 몸 전체의 인클리네이션 inclination을 통해 턴을 하는 연습을 해 보십시오. 빈손으로 폴 찍는 시늉을 하면서 가도 좋습니다. 일명 송장턴이라고도 하는 뻣뻣하게 서서 몸 전체를 기울여 하는 턴도 연습하십시오.(이게 극한이 되면 시몬 야코메트식 익스트림 카빙 Extreme carving이 되겠지요) 얼마 지나면 없는 게 편하게 됩니다.
두 번째 방법은 과감하게 폴을 버리고 타는 겁니다. 역시 손이 매우 허전할 겁니다. 팔을 양 옆으로 벌려 십자가 모양을 하고 타 보십시오. 중심이 잘 잡힐 것입니다. 또 팔을 몸에 완전히 붙이고 체중 이동과 꺾기(앵귤레이션)만 가지고 턴을 연습해 보십시오. 스키보드의 사이드컷을 충분히 이용하며 무릎 아래가 돌아가는 감각을 느껴 보십시오.

스키보다 길이가 짧고 대개 판이 넓기 때문에 직진이 잘 안 되고 판이 심하게 떨리는 걸 느끼기도 합니다. 스키보드는 그 길이 때문에 바깥 발 하중만 가지고는 눈 위에서 확실하게 엣지 edge가 먹지 않습니다. 스키를 골짜기 쪽 안 날에 주로 힘을 주고 타셨다면 산쪽 발 바깥 날에 더 체중을 주고 타도록 하십시오. 9:1이나 8:2정도 무게 배분이었다면 7:3이나 6:4로 타시란 말씀입니다. 5:5, 6:4, 10:0으로도 연습하십시오. 골짜기쪽 발을 들고 타는 연습이 효과가 큽니다. 경사가 심해지면 양 발 하중으로도 날이 잘 안 먹습니다. 이때엔 바닥 타기보다 날로 타기 위주로 하십시오. 경기 스키 타는 방식이 유효합니다. 다리를 크게 벌리고 무릎을 많이 구부린 자세로 익스트림 카빙을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.
그리고 스키어 출신이 처음에 고생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. 스키보드는 반드시 중경(中傾/neutral stance)으로 타야 합니다. 앞 뒤 길이가 스키에 비해서 무척 짧기 때문에 조금만 뒤로 기울어도 자빠집니다. 반대로 전경을 과도하게 주면 앞이 눈에 박혀 고꾸라지게 됩니다. 전진 업 up이나 상체를 골짜기 쪽으로 내던지는 게 필요하긴 하나, 스키만큼 의도적으로 부츠 혀에 정강이를 눌러가며 타는 게 필요하지는 않습니다. 중경을 익히려면 평지에서 제자리에서 점프하는 연습을 많이 해 보십시오. 중경이 되지 않으면 뛸 때 앞이나 뒤가 먼저 바닥에서 떨어지게 됩니다.
끝으로 명심해야 할 것은 스키보드가 안전 바인딩 binding이 아니라는 겁니다. 충격이 와도 풀어지지 않습니다. 넘어질 때 꼭 무릎을 구부리면서 다리를 들어주어야 합니다. 안 그러면 무릎 인대를 다칠 수 있습니다. 그리고 보호 장비도 꼭 하십시오. 보기에 짧은 스키판에 아이들이 타는 스키와 비슷해 보이지만 제대로 즐기려면 매우 위험한 스포츠입니다. 하프 파이프, 에어, 트릭을 하고 싶거나 과격하게 탄다면 헬멧이 필수입니다.

2. 인라이너 출신
이 경우는 큰 어려움이 없는 편입니다. 중경으로 타는 것도, 바깥 날 쓰는 것도 연습이 되어 있으므로 금방 적응하게 됩니다. 스키보드가 "눈 위의 인라인 스케이트" 라고 불릴 정도로 특성이 유사하기 때문입니다. 그래도 처음에는 힘들 겁니다. 다 비슷해도 다음 두 가지는 인라인과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.
첫째 인라인과 달리 경사진 곳에서 탄다는 겁니다. 인라인으로도 다운힐을 즐기는 사람이 있긴 하나, 대부분 스키장 경사를 보곤 겁을 먹습니다. 도저히 못 내려갈 것 같습니다. 그러나 안심해도 됩니다. 대책이 있습니다. 스키보드로는 누구나 하키 스탑이 된다는 겁니다. 인라인으로는 고수가 아니면 구사하기 힘든 게 하키 스탑이나, 스키나 스키보드로는 식은죽 먹기입니다. 주변 스키어나 스키보더를 붙잡고 가르쳐 달라고 하십시오. 30분 정도면 배웁니다. 정지가 잘 되니 경사에서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. (날이 짧아 스키보다는 정지 거리가 깁니다.)
두 번째, 날이 바닥을 파고 들어간다는 겁니다. 인라인은 바퀴가 바닥을 파고드는 게 아니라 한계가 있으나, 스키보드(스키, 스노우보드와 스케이트도 동일)는 부츠가 눈에 닿을 정도가 아니면 기울여도 미끄러지지 않습니다. 경사가 심한 경우 인라인은 애로점이 많았지만 스키보드 탈 때는 중력과 원심력에 대응하여 몸을 산 쪽으로 눕히고 날을 세우면 됩니다. 흔히 얘기하는 카빙입니다. 물론 이게 말로만 쉽고 실제 자유롭게 구사하려면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지만(저도 잘 못 합니다 ^^;) 어쨌든 엣지가 박히고, 옆으로는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겁니다. 주의할 점은 그래도 속도가 붙으면 제어가 안 되니 과속하지 마십시오.


3. 스키보드가 처음인 경우
뭐 별 방법이 없습니다. 스키보더에게 배우거나 혼자 배우는 수밖에...스키어나 스노우 보더는 타는 방법이 달라서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. 보호 장비 철저하게 하시고, 주위에 보이는 스키보더중 잘 타는 사람을 아무나 붙들고 가르쳐달라고 하십시오. 일단은 하키 스탑만 가르쳐 달라고 해도 됩니다. 그리고 처음부터 상급자 코스로 가지 말고, 초보자 코스에서 논다 생각하며 마음편하게 이리저리 움직여 보십시오, 한두 시간 옆 사람 타는 것도 봐 가면서 연습하면 감이 올 것입니다. 리프트 타는 게 두렵다고 판판한 바닥에서만 연습하는 분도 있는데, 스케이팅해서 이동하는 거 연습이라면 모를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. 초보자 코스에 꼭 올라가서 슬로프를 천천히 내려오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십시오.

4. 스노우보더 출신
이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. 스노우 보드 자체도 유행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고, 스키보드 못지않게 대단히 재미있기 때문에... 스노우보더도 어그레시브 성격이 강하니까 카빙이나 주행보다 에어와 트릭에서 더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. 특별히 주의할 점은 없고, 스노우 보드와 회전 반경이 다르다는 것만 염두에 두면 금방 재미있게 탈 수 있을 겁니다.

쓰다 보니 장황하게 되었습니다. '아니 이렇게 주의할 게 많아?' 라고 하시겠지만 실제로 눈 위에서 연습해 보면 누구나 금방 익힐 수 있는 간단한 것들입니다. 스키장에 가십시오. 스키보더가 있습니다. 스키보드를 신고 있다고 다 (진짜) 스키보더는 아닙니다. 모글에서 점프를 하고 있거나 카빙으로 내려가고 있다면 그 사람이 정말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스키보더입니다. 폴을 들고 있거나, 바닥으로 타고 있거나, 후경으로 타고 있다면 대개 스키보드가 어떤 건지 모르고 그냥 가격이 싸서, 또는 모양이 예뻐서 산 사람입니다. (물론 이 사람들도 곧 스키보드의 참 맛을 알 날이 올겁니다. S.A.K와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의 활동 덕분에...)
스키보더는 아직 소수파이고, 초기에 스노우보더들이 그랬던 것처럼 동류 의식과 결속감이 강합니다. 스키보더에게 다가가십시오. 헬멧을 쓰고 있고, 잘 타는 사람은 대개 S.A.K 멤버입니다. 말을 걸면 누구도 귀찮아 하지 않고 잘 얘기해줄 겁니다.
(c) 한상률 since 1998 / 19940@hitel.net



Date:2003-09-23 12:32:42  /  IP:203.248.234.10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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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aj It's a real plrasuee to find someone who can think like that 2014-09-12